며칠 전에 친구를 만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공황이 왔다. 그날 오랜만에 커피를 마신 까닭일까. 주말 저녁이라 사람이 무지 많았는데, 지하철에 타기 시작했을 때부터 뭔가 느낌이 묘했다. 발이 땅에 닿지 않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가 온몸에 땀이 나기 시작하더니 심장이 조여왔다. 친구와 함께 있었고, 친구가 뭐라고 계속 이야기를 하는데 이야기에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가슴이 벌렁거렸다.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외투를 벗었는데도 별 느낌의 변화가 없어서 그 사람 많은 전철에서 옷을 다 벗어던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도저히 견디기가 힘들어서 낙성대에 내렸다. 한참을 앉아있다가 택시를 탔다. 그런데 택시를 타고 오다가도 너무 답답해서 신림역에서 내려서 비를 맞으며 집까지 걸어왔다..
잠에 너무 예민해졌던 시기에는 꿈에서 다음날 일정을 미리 겪을 정도로 깊이 잘 수 없었다. 아침에 못 일어날까봐, 그래서 지각을 하거나 일정에 차질이 생겨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너무 긴장을 해서 새벽에 한두시간에 한번씩 깨고는 겨우 다시 잠들곤 했다. 앞서 말한 내가 우려하는 상황들이 꿈에 펼쳐지니 도무지 깊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떨 땐 자다 깨서 너무 억울해서 울기도 했다. 아니 왜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나요 하면서 ... 일을 쉬고 제일 좋은 것은,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내가 꼭 해내야 하는 일이 많지 않으니 힘든 꿈을 꾸는 날도 많지 않다. 그러니 당연히 중간에 깰 때도 적고 깊이 잘 수 있어서 그런지 신기하게 엄청 일찍 일어난다. 물론..
본격적으로 휴가를 가지게 된 지 2주가 지났다. 여행 준비며 스페인어 공부며 운동이며, 이것저것 부지런히 하다보니 하루도 제대로 쉬지를 못했다. 그래도 삼시세끼를 챙겨먹고 밤에 일찍 그리고 규칙적으로 자는 패턴을 가지게 되어서 부쩍 건강해졌다. 약 덕분인지 감정기복도 훨씬 덜해졌고, 날 가장 불편하게 만들던 심장벌렁거림도 많이 줄었다. 음, 이럴 때 쓰라고 이런 표현을 만들었나보다. 나 정말 살만하다. 2주만에 살도 조금 쪘고, 피부도 좋아졌다. 몸과 머리의 묵직한 기운도 많이 사라졌다. 정말 다행이다. 아무튼 이래저래 여행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게 참 끝이 없다. 두달 남짓 떠나는 일정이다보니 살 것도 은근히 많고 갑자기 엄마와 동행하는 일정이 생겨서 더 챙길 것이 많아졌다. 음, 오래전부터 느..